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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다낭성 신장(다낭신,ADPKD)으로 인한 신장이식 수술

by jinangmi 2023. 1. 14.

다낭신을 알게 된 계기

저의 어머니는 30대 후반부터 고혈압으로 동네의 내과에서 외래진료를 보셨습니다. 저는 2019년까지만 해도 엄마가 혈압이 높구나 정도로 생각했지, 엄마에게 유전병이 있다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초, 병원에서 투석준비를 이제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소견서를 써줄 테니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하시더군요. 저와 언니는 얘기를 듣고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내과에서 작성해 준 소견서를 받고, 서울대병원 신장내과의 여러 교수님들 중, 다낭신을 오랫동안 연구하신 안규리 교수님의 외래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4월부터 서울대병원으로 외래를 다니기 시작했지요.

 

신장의 유전적 질환, 다낭신(ADPKD)

신장을 콩팥이라고도 부르는 거 아시죠? 콩팥은 배 아래쪽의 등 쪽으로 좌측, 우측 쌍으로 위치해 있습니다. 노폐물을 배설하고 산염기, 전해질 대사 등 체내 항산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아주 중요한 장기라고 할 수 있어요. 유전적인 질환인 다낭신(약어로는 ADPKD라고 합니다.)은 인구 1,000명당 1명 꼴로 발생한다는 유전적 질환입니다.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이 이 유전병을 갖고 있을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성별에 관계없이 50%입니다. 또한 다낭신은 우성 유전이라서 한 세대를 건너뛰고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합니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첫 외래에서, 안규리 교수님은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기 때문에, 저와 언니에게 바로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해보라 권해주셨고, 30대 넘어서는 굳이 (비싼) 유전자 검사를 해보지 않아도, 복부 장기에 낭종을 확인해 보는 것으로 유전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교수님의 조언대로 저는 언니와 함께 내과에 방문하여 복부 초음파를 진행하였고, 다행히 둘 다 낭종이 발견되지 않아 한숨을 돌리기도 하였습니다.

 

신장이식 수술 또는 투석

사구체여과율(신장기능)이 좋지 않아, 곧 신장이식과 투석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저희 가족은 충격에 빠졌고, 다행히 언니와 저 모두 유전되지 않았기에, 신장이식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수술을 2019년 12월로 잡았지만, 어머니가 관리하려고 애쓰셨기에 2020년 2월까지 조금 더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신장이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꽤 험난합니다. 검사해야 할 항목이 많이 때문이지요. 수혜자는 수술 전 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여 내시경부터 각종 CT, 치과검사 등을 받아야 했고, 공여자인 저 또한 혈액교차 검사부터 시작하여, 신장 CT 검사와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복부 초음파 및 신장 CT 상 물혹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저의 나이가 30대 초반이었기에 유전자 검사까지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연세가 있는 분들의 경우, 굳이 유전자검사까지는 하지 않고 신장 CT 까지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여자의 건강은 우선시 되어야 하기 때문에 (즉, 공여자가 신장을 수혜자에게 떼어 주어도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수혜자가 신장을 받았는데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직의 적합성이나 항체 유무 등 꼼꼼한 검사가 진행됩니다. 혹시 검사를 진행 중인 가족분들이 있다면, 부디 이 글을 읽고 지치지 않기를 응원드립니다. 공여자 및 수혜자 두 분을 모두 위한 검사이니, 힘내서 받아주세요.

 

2023년 1월, 수술한 지 어언 3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수혜자인 저희 어머니는 두 달 간격으로, 공여자인 저는 1년 간격으로 서울대병원 외래를 다니고 있습니다. 2020년 2월 저희의 수술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천천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낭성 신장 관리는 어떻게 하나

저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이 병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 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투석환자이든 신장이식수술하신 분이시든 마찬가지입니다. 신장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기에 신장을 무리시키지 않도록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관리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 다낭성 신장 관리의 팁

  • 음식을 짜게 섭취하지 않는다. ex) 계란프라이를 해도 소금을 최대한 치지 말아 주세요.
  • 평소에 물을 자주 섭취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 즙, 홍삼진액 등 농축된 음식은 좋지 않으므로 자제한다.
  • 금연 및 금주한다

유전질환이기 때문에, 다낭성 신장을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식단관리를 통하여 최대한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다낭신은 유전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환우분의 잘못은 없으므로 자책하지 말아 주세요. 마음의 건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포스팅을 읽고 계신 분이 신장병 환우이시거나 그 환우분의 가족분이 시라면 저는 네이버 카페 신장병 환우 모임을 추천드립니다. 저 또한 그 카페에서 정말 많이 공부했고,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았습니다.

 

글을 마치며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 동안 늘 건강에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10대 때는 체육 시간에 늘 주목받아 학급별 대항전엔 늘 대표선수로 출전했었어요. 20대가 되어서는 술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많이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편이었고, 자녀는 4시간 만에 자연분만으로 낳았고, 출산 때 빼고는 병원에 입원해 본 적 조차 없었기 때문에 내 건강에 대해 거만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족이 아프고 나니 아차 싶더군요. 건강을 자부해서는 안되며, 늘 관리해야 하더라고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쳐보겠습니다. 다음엔 수혜자와 공여자의 후기 글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