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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다낭신 공여자 재입원 (공여자 고열) 신장이식 수술 후 한달

by jinangmi 2023. 6. 9.

■ 글을 시작하며...

제가 어머니에게 신장을 드린 지 벌써 3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오늘은 공여자 수술 후 응급실 & 재입원했던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홈페이지 (파란색 문구는 본인이 추가함)

신장이식 수술 당일이 되면, 수혜자는 이식혈관외과에서, 공여자는 비뇨기과에서 집도합니다. 신장이식 수술은 2개의 수술실에서 이루어 집니다. 비뇨기과에서 저의 좌측 신장 적출하고, 그 신장은 수혜자가 있는 수술방으로 이동하여, 수혜자의 하복부에 이식하게 됩니다.
 

 
◈ 목차
1. 수술일~입원기간
2. 집에서 요양 시작
3. 공여자 응급실
4. 공여자 재입원

 

1. 수술일~입원기간

수술 D+1,  D+2
수술 후 이틀은 거의 기억이 없을 정도로 아프기만 했습니다.
 
 
수술 D+3
밥도 조금씩 먹고, 걷기 운동, 공 올리기 운동을 하면 몸이 조금씩 회복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크레아티닌 : 1.07
사구체여과율 : 60.2%
CRP(염증수치) : 18.38
 
수술 D+4
퇴원했습니다. 퇴원시 항생제 처방 없었습니다.
집에서 요양을 시작했는데 허리가 너무 아팠고,  배를 움직일 때마다 아프니까 본능적으로 허리를 굽히게 돼요.
 
 

 

2. 집에서 요양 시작

 
수술 D+5
퇴원했지만, 회복되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수술 D+6
1. 허리통증이 너무 심함(허리를 펼 수 없음)
2. 소변에서 피가 나옴(다량은 아님)
3. 미열 지속(37.7도 정도)

신장병 환우모임 네이버 카페에 질문해보니,
1번 허리통증은 원래 있는 증상이지만,
2번 피가 나오는 것과 3번 미열이 지속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피가 나고, 열이 오르는 것은 염증이 생긴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 환우분들의 의견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랑 같은 날 공여 수술한 (일명 수술동기) 분과 매일 카톡 했는데, 회복속도 차이가 너무 나더라고요. (그 분은 "허리만 좀 당긴다"고 했습니다.)
 
 
 
공여 후, 2주 / 비뇨기과 외래

소변에서 피 나오는 얘기랑, 열이 지속되는 얘기를 했는데도 비뇨기과에서 아무 처방도 안 해줍니다.
저는 이때만 해도 염증수치라는 게 있는지 몰랐고, 수술하면 공여자마다 느끼는 통증이 다르대서, 내가 더 아픈 편인가 보다라고만 생각했어요.
 
체온 38도 이상
수술 전보다 체중 감소 -6kg
크레아티닌 : 1.05
사구체여과율 : 61.5%
CRP(염증수치) : 4.92
 
 
※ 신장 공여 후, 꼭 알고 계세요!
염증수치 확인하는 검사항목 CRP
(hs-CRP는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한 것)
CRP의 정상수치(참고범위)는 국내외로 통일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0.5~1.0mg/dL (5~10mg/L)를 기준으로 하고 이것보다 증가하면 "염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공여 후, 2주 5일
몸이 회복되기는커녕, 더 아픕니다. 체온은 계속 38도 이상이구요.
참다못해 장기이식센터에 전화했어요.

장기이식센터 간호사 선생님이
 "염증수치가 높아보인다. 타이레놀로 열을 누르면 안되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하니 바로 외래 오라"고 하셨습니다.
(지난주 비뇨기과 외래 때 피검사 결과지를 보신듯)

담당교수님 안계시면 응급실로라도 오라고 하셨어요. (비뇨기과 외래 때랑 똑같은 얘길 한것뿐인데도, 반응이 달라서 좀 어떨떨했습니다.)

타이레놀 먹은 직후에 전화한 상황이였는데, 타이레놀 약효떨어져야 검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참고, 다음 날 가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부터 다시 열이 폭주하기 시작해요. (38도 후반)
오한도 심하고 괴로워서 잠도 못자고 헛구역질까지 나기 시작했어요.


3. 공여자 응급실

공여 후, 2주 6일

다음 날 병원에 가보니.. 염증수치가 15.91까지 올라가 있더라고요.
장기이식센터 교수님이 수치보시더니,  지난 주 비뇨기과 외래 왔을 때 아무런 처방 안해줬냐고 물어보셨어요. 아무 약도 처방 안해줬다고 대답하니, 바로 입원해야할 것 같다고 응급실이 입원이 제일 빠르니 응급실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응급실에 갔더니, 열이 너무 높다고 코로나 선별진료소가서 검사하고 오라고 하더군요.
(코로나 유행 초기였어요) 코로나검사 줄 서있는데 너무 춥고 서러워서 눈물이 펑펑 나더라구요. (2월말이였음)
1시간정도 줄서서 코로나검사 받았습니다.
 
코로나 검사 직후, 응급실 내 음압격리실(?)에 입원했어요.
코로나검사 결과는 6시간정도 걸린대서, 결과나올 때까지 항생제 치료 받았습니다.

6시간 뒤, 코로나 음성 결과받고, 음압격리실 -> 일반응급실 로 옮겨져서 본격적인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x레이, 복부CT, 채혈 등 검사해본 결과, 신장 떼어낸 쪽에 염증소견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녁 7시쯤 항생제 수액 한번 더 놔주더니, 비뇨기과 당직선생님(?)이 와서 입원할 정도는 아니니 퇴원하라고 하더라구요. (염증수치 15가 입원할정도가 아닌가요..?^^)
 
결국 응급실에서 자정쯤 퇴원했어요. 응급실 병원비는 21만원 나왔습니다. 병원비 폭탄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단 병원비 적게 나온듯해서 다행이였어요. 그리고 항생제 1주일치 처방받았습니다.

(수액 1회, 항생제 수액 2회, 해열진통제 수액 1회, 피검사 2회, 소변검사 1회, 엑스레이 2회, 복부CT 1회, 음압격리실 6시간 이용, 일반응급실 5시간 이용)
 
 

< 여기서 저의 의문 두가지 >
1. 비뇨기과에서는 수술 후 퇴원할 때 왜 항생제 처방을 안해주었나?
2. 지난주 비뇨기과 외래 때, 염증수치 4.9로 높은 수치였는데, 왜 이때에도 항생제를 처방해주지 않았나?

물어보니까, 항생제 투약하는게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고, 스스로 이겨낼 수 있게 냅둔거라고 합니다. 솔직히 납득이 안됐습니다. 저보다 염증수치 좋았던 수술동기분은 수술 후 퇴원 때 항생제 처방을 받았거든요.

응급실까지 와서야 항생제 처방해준 비뇨기과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4. 공여자 재입원

공여 후, 3주 1일
장기이식센터 교수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왜 입원 안했냐고 물어시더군요. (교수님... 저도 입원하고 싶었어요ㅜ.ㅜ) 교수님께서는 "항생제 주사를 맞으면 약으로 먹는 것보다 회복속도가 빠르다. 입원치료를 원한다면 병실을 구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엄마는 교수님 얘기듣고 너무 감사하다며 펑펑 우시더라구요... 당신께 신장 떼어준 딸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니...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셨겠어요.... 저는 바로 입원했습니다.
 
 
공여 후 3주, 드디어 입원하여 염증치료를 시작하다. (8일간 입원)
 
재입원 D+1
입원해서 항생제 주사 맞으니, 회복속도가 상당히 빠릅니다. CRP(염증수치)는 이틀전 15.91보다 줄어들었습니다.

크레아티닌 : 0.96
사구체여과율 : 68.2%
CRP(염증수치) : 14.09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염증수치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14 도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전날보단 나아진 수치였습니다.
 
 
재입원 D+2
하루 하루 조금씩 나아집니다. 확실히 먹는 약보다 주사가 효과가 빠른 것 같습니다.

크레아티닌 : 1.03
사구체여과율 : 62.9%
CRP(염증수치) : 10.16


재입원 D+8
신장이식 수술한지 딱 한 달되는 날이자, 다시 퇴원하는 날입니다.
항생제치료 딱 일주일받고, 잘 회복하여 퇴원했습니다.
 
솔직히 3년이 지난 지금도, 비뇨기과 생각만 해도 화가 납니다. 진료에 성의없게 느껴졌거든요. 외래때에 제가 고열이 지속되는 것, 소변에서 피 나오는 것, 회복의 기미가 안보이는 것 등 다 얘기했는데도 가볍게 받아들이시는 느낌이였어요.
 
제가 의학 전문의는 아니니, 뭐라 왈가왈부는 할 수 없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공여자분들 열나면 참지 마세요. 꼭 병원가세요...

 
재입원 퇴원정산
황당했던 일화 하나가 더 있습니다. 퇴원할 때 건강보험 적용이 안된다는거예요?
 
주사료, 병실료, 식사비 전부 다 본인부담이라고., 제가 다른 부위도 아니고 수술부위 염증때문에 입원한건데... 병동에서도 본인부담 100% 라고 하고, 원무과에서도 본인들이 해줄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황당해서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분께 전화드렸더니, 상황을 알아볼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조금 뒤에 건강보험 적용으로 전환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민원 안 넣었으면, 100만원 이상 추가로 더 낼 뻔 했어요.
정말 이번 일 겪으면서, 병이 있다면 그 병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한다는걸 깨달았어요.
 
 

■ 글을 마치며...

3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장기이식센터 교수님이 저의 생명의 은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와도 종종 그 교수님을 추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그럼 이 글을 보고 계신 공여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열나면 꼭 병원 가보세요!
 
※ 지낭미 신장이식 공여 후기 : https://jinangmi.tistory.com/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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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이식 수혜 후기 : https://jinangmi.tistory.com/155

 

※ 다낭신 신장이식 수술 : https://jinangmi.tistory.com/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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